누군가를 사랑한 어린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하지만 사랑을 말하기에는 남자아이는 너무나도 작고 어리며 소심하고

무엇보다 비정상적이었거든요.


어쩌겠어요.

사랑을 말하기를 망설이고

고민하다가

포기했죠.

세상은 비정상으로 사랑하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게 더 쉬웠으니까요.

그대로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어떻게 숨기겠어요.

소년은 이와 손톱을 갈아가며,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했어요.

사랑하는 마음을 숨겼죠.

겉은 멀쩡했지만

속은 아니었어요.


소년의 붉은색으로 타들어 갔던 마음은

점점 식어서 검은색으로,

점점 얼어서 파란색으로 변했어요.


파란색으로 변한 마음은 너무나도 차가워서

소년에게 감기를 주고

독감을 주고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들 지경에 이르렀어요.

왜였겠어요?

사랑은, 사람을 미친 짓도 하게 만들 정도로

강렬한 감정이었으니까요.


그럼 그 누군가는 어땠을까요?

누군가는 타인이 자신을 사랑할 거라고 상상도 못 했어요.

자신은 성격도 모나고,

사랑이란 걸 제대로 받아본 적도, 줘본 적도 없는걸요.

그에게 사랑이란 건 남이나 하는 별 볼일도 없는 감정이었죠.

가끔 사랑을 갈구하긴 했지만

사랑이란 건 좋게 끝나본 적이 없어요.

이리저리 치이는 사랑 속에서

그의 마음은 혹시라도? 하는 생각에

붉게 피어나고 있었어요.

본인도 모르게.


병들어 아무것도 못 하는 소년은,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았어요.

무작정 그를 불러냈어요.

어떻게든 될 것 같았죠.

사랑을 말할 수 있었을까요?

고백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말문은 막히고,

고백하자니 눈은 못 마주치겠고.

바닥만 쳐다봤어요.


바닥에는 별이 수 놓여 있었어요.

소년이 마음속으로 흘린 눈물이 별이 되어서

모순적이게도 바닥을 아름답게 장식했죠.

소년은 문득 뒤를 돌아보니,

자신이 왔던 발걸음을 수놓은 별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아득했어요.


너무나도 차가웠던 마음에

소년은 따뜻함을 갈구했고

따뜻함에 데였던 과거에

그는 따뜻함을 갈구하지 않으려 했죠.


소년은 아득한 별 길을 보곤

용기를 냈어요.

이이상 별을 만들어내기엔

자신이 너무 불쌍했거든요.


더이상 줄 따뜻함이 없는 소년과

따뜻함을 받을 수 없는 누군가.

그렇게 두 사람의 마음은 섞여서

보라색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