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풍경이었다.


물기가 맺힌 유리문 너머에는 수영장이 있었다. 실내수영장임에도 한여름의 소나기처럼 비가 오고 있다는것 말고는 모든게 그저 평범한 수영장이었다.

신발을 벗어 캐비닛에 넣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피부로 느껴지는 물의 입자.

불빛이라고는 가늘은 필라멘트 가닥에 의지하여 옅은 주황색을 내뿜으려 애쓰는 백열전구 하나가 전부였지만 신기하게도 레인 끝에서 끝까지 선명히 보였다. 그리고 투명히 비치는 물 속.

그 물 속에는 너가 있었다. 늘 축축하던 나를 때로는 따뜻한 미소로 때로는 시원한 웃음으로 말려주던 너가 있었다. 천장에서 내리던 비를 맞아 눈에서도 비가 흘렀다. 아마 너는 눈치채지 못했겠지.

그런 너를 따라 물 속으로 빠져들었다.


축축한 물이 있어야 할곳에는 푹신한 베개와 부드러운 이불이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눈부신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창밖에는 꽃놀이를 즐기는 연인들이 보였다.

아 오늘도 비가 오나 보구나. 어느날부터 매일 비가 내린다. 우산으로는 막을 수 없는 비가 내린다.












옛날에 쓴 글이나 그림들은 다시보면 너무 부끄러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