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처럼,

덜 푸른 바닷속에서

더 푸른 바다를 스쳐가며

젖지 앉는 날개를 퍼덕인다.


나는 구별된다 생각하지.

이 끝도 없는 바다의 평행 가운데

젖지 않고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구속되지 않을 수 있는 이는

나뿐인 것만 같으니,


그러나, 머리로는 알아도

몸으로는 납득 못하는 사실이 있네.

나 속한 이 부유의 바다는

저 바닥과 섞이려 해도 섞일 수 없는

기름 같은 곳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이 기름 같은 곳에서

내가 둥둥 뜨는 것은

나의 특별함이 아니라 바닥과는 다른

이곳의 구별됨일 뿐이라는 것을.


내가,

기름부음 받은 자인가?

다만 기름에 속해 있을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