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침묵과 습기로 꽉 찬

이곳의 무게감은,

사람들을 자기 거처로 내쫓고.


밤에 기대어 몸을 누이는

사람들이 찾아 헤매는 평온함 속에,


질 줄 모르는 빛은,

잉크처럼 뿌옇게 파고들어

일말의 안식마저 재워버리고 만다.


창 밖으로는,

벌레들이 풀잎 하나씩 제 집 삼아

닫힌 창을 향해 부르짖으며.


공장 문 앞에서 확성기와 엠프로

맨 공기마저 울리던,

여느 노동자들의 구호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타도! 타도!

다수의 소리가

한 명의 사인에 밟히는

이 저급한 현실을 바라다보라고,


풀잎에 오른 벌레들이 소리를 친다.

조명탄처럼 밝은 빛은 여전히 기대온다.


너 또한 깨어있으라.

너 또한 깨어있으라.


밤을 찢는 여린 것들의 투쟁이

버거운 눈꺼풀을 감지 못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