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를 알고 있습니까? 어둔 밤 홀로 우는 내가 왜 행복한지 알고 계십니까? 


저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거칠고 축축한 이끼많은 암반같은 삶이었습니다. 회색 안개가 마치 연막처럼 눈 앞에 드리우고 손을 휘두르면 가시나무만 잡혀옵니다. 내 손의 흉터와 상처, 내 마음의 검게 박힌 쐐기를 품고도 어째서 내 인생이 아름다웠는지 아십니까?


저에게 좋은 추억이란 많지 않습니다. 경쟁에서 탈락한 숫사자처럼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고, 

내 손으로 내 목을 조여오는 순간 속에서도, 마치 보석처럼 반짝이는 아주 작은 추억의 조각들 덕분입니다.


당신은 암반이 왜 아름다운지 아십니까? 이끼많고 칙칙하고 투박한 암반이 왜 아름다운지 알고 계십니까? 바로 그 칙칙함 안에 아름아름 보석이 서려 있고 그 축축함 위로 새로운 풀들이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비록 암반은 칙칙하고 위험하지만, 암반 안의 보석들과 암반 위의 풀들의 존재로 인하여 암반은 그 무엇보다도 가치있습니다.


당신은 내가 그 모든 저주를 겪으며 왜 아직까지 살아있는지 아십니까? 그 이유는 바로 어둔 내 인생에 추억들이 마치 보석처럼 아른아른 박혀있고,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작은 천사들이 있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천사들은 떠나갔고 보석들은 떨어져 나가고 있지만, 내 안에 남겨진 이 한줌의 추억 조각 만으로도 나의 인생은 행복하고, 또한 아름답습니다. 한 사람으로 태어나 아무리 더럽고 힘든 삶을 살아 왔다 하더라도, 그 사람 안에 아른아른 박혀있는 추억이라는 보석으로 인해 그 사람은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쌓여가는 추억이라는 보석을 희망하고 기대하며, 내일의 내가 오늘을 추억할 수 있도록, 나는 오늘 하루를 다시 한번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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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주 힘들고 죽고싶었을때 쓴 수필인데 지금 다시 힘든 일이 생겨서 다시한번 상기하고자 여기 올려봅니다. 이걸 처음 쓸때 그랬듯이 다시한번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