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렁그렁 눈물을 빚던

어제의 처마도,

은 접시 하나를 받쳐두고는

그대 나르는 너른 하늘 한 점을

살포시 그 위에 얹더구나.


이젠, 그대 고운 눈망울이

우리네 맘과 감응하여 파랗나니

탑 귀퉁이 살포시 하늘에 걸린 게 꼭,

우릴 굽어보는 그대의 입꼬리인 듯싶네.


사찰 아래로 굽이 흐르는 계곡엔,

훈기가 뱀처럼 똬리 튼 산이

흐르는 물길 위로 불씨를 얹어두고.


둥둥 뜬 불씨는

계곡을 타고, 개천과 섞여,

온 사방의 늑골만 앙상한 나무들에

숨을 틔우고 살을 불려주네.


그렁그렁 빚던 눈물이 

이젠 마르고 닳도록 달아오른 훈기 속에,

그대 오늘도 나르는 청명한 하늘은

더 없이도 티 없고, 곱디곱구나!


돋는 살들이 

그댈 노래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