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초련

따스한 봄의 벚꽃이 이 세상을 부드럽게 감쌀 때

우리는 여름의 소나기처럼 서로에게 잠깐 왔었다.


그 잠깐의 순간, 그것은 초련의 시작이었다


등굣길을 걸으며 서로와 얘기하고 

수업을 들으며 서로와 공부하고 

하굣길을 걸으며 서로와 같이 걸으면

우리는 서로의 마음에 시나브로 가까워지게 된다.


하지만 가을의 낙엽이 지구의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떨어질 때

우리의 사이는 겨울의 눈처럼 차갑게 변해버렸다. 


그 마지막의 순간, 그것은 초련의 안녕이었다


등굣길을 걸으며 서로를 무시하고

수업을 들으며 서로를 외면하고

하굣길을 걸으며 서로를 잊으려 하면

우리는 서로의 마음에서 빠르게 멀어지게 된다. 


청춘의 초련, 초련이란 그런 것이다

시나브로 다가오고

빠르게 떠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