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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삼촌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 이야기를 꺼냈다. 삼촌은 엄마에게 제발 1백만원만 빌려달라고 했었다. 정신차리고 새출발하고 싶다고. 하지만, 삼촌은 며칠 전만 해도 도박장 앞에서 줄담배 피우면서, 자신의 화려했던 시절을 되새김질하며 지금 처한 현실을 회피하며 살아왔었다. 엄마는 그 돈으로 또 다시 도박을 할 거라 판단. 돈 빌려주기를 거부했다.

그 이후. 삶의 의욕을 잃은 건지도 몰랐다. 2층 높이의 건물 공사장에서 사고로 추락했는데, 곧바로 사망했다고...


내가 셋째 외삼촌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떠올랐다.그의 얼굴엔 항상 여유있던 미소가 사라져 있었다.덥수룩하게 자란 수염. 삶에 찌들어 굳어버린 표정. 그 속엔 말 못할 어느 비명을 지르는 중이었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두려운 나머지 인사조차 제대로 건네지 못했다.


죽음이란 허망하다. 참척이란 것도 그렇고. 하지만 난 내일 중국어 시험을 봐야 한다. 장례식날 하루정도 배려받을 수 있음에도, 친척들과 가족들은 나보고 쉬지 말라는 듯, 자리에서 곧바로 내쫒듯 인사를 건넸다. 안식 따윈 수험생에겐 사치다. 


슬픔도, 애도의 감상도, 당장의 시험점수 앞에선 별거 아니다. 하는 수 없이 시험 볼 문장의 간체자를 머리속에 되새겨 쓰면서 쓸쓸히 장례식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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