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켜지고

추악한 관객들이 자리에 섭니다


추악한 관객들은 모두 표독스러운 모습으로

광대를 가만히 지켜만 봅니다


추악한 사람들만을 만족시키기 위해

광대는 재잘대는 중압감 속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면을 씁니다

그리곤

온 속을 게워낼 기세로, 헐벗은 몸을 던질 듯이

오직 극장 안 그들만을 위해서 모든 걸 바칩니다


공연이 마치고 관객들은 환호했습니다

무엇이 좋았고  뭐가 감동이었던 듯이

하지만 관객들은 

만신창이가 된 광대의 가면만을 보고 갈채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어 왔다는 것을 깨달은 광대는

조용히 가면을 벗고 관객 옆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재잘대는 중압감 속에 흐느끼는 소리는 묻히고

관객의 자리는 하나 줄어든 채 다음 공연이 시작됩니다


불이 켜지고

추악한 관객들이 자리에 섭니다



** 관계를 내용으로 한 시가 보이길래 사회에서 인간관계로 힘들어 했던 기억들과 내랑 비슷한 사람들을 생각해서 한번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