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이 별로 없습니다. 시험기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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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역으로 가는 터널에는 기관사들도 보지 못한 기계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이게 뭐지?" 장의민 기관사가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뭔가 플스4 조이스틱 처럼 생긴 기계가 있었다. 

"아무거나 줍지 마세요." 김수빈 기관사가 경계했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도 위험해요." 

나는 저 조이스틱처럼 생긴 기계가 뭘까 궁금하면서도, 되게 탐났다. 

"제가 가져갈게요." 나는 탐욕을 이겨내지 못했다. 

"위험하다니까."

"그래도요. 뭔 일 생기면 제가 책임질게요."

"..알겠어. 대신 아무거나 누르지 마." 

나는 조이스틱 처럼 생긴 기계를 얻었다. 

버튼이 두 개 달려있는 조이스틱. 하나는 작고 하나는 크다. 


그렇게 우리는 국회의사당역에 도착했다. 

"다행이다!" 사람들의 화색이 밝아졌다. 

9호선 승강장으로 가는 환승통로가 훤히 보였던 것이다. 

"무조건 뛰쳐나가지 마세요. 제가 먼저 가볼게요. 제 뒤를 밟으세요."

저 사람 특기가 앞서가는 건가보다. 나는 슬쩍 장의민 기관사한테 말했다. 

"아는 사이세요?"

"글쎄. 회식때나 보던 기관사인데. 원래 부산 도시철도 기관사였다가 서울로 넘어왔다는군. 부산 도시철도에서 갑질을 많이 당했나봐."

"아.."

"뉴스에도 나왔었어. 부산 도시철도 갑질 폭로했다고. 그때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였다고 하네. 자기는 당당하게 살아보겠다고, 용기있게 살겠다고 폭로했나 봐. 인터뷰에서 그랬어."

"그래서 저렇게 당당하신 건가요?"

"그렇지. 발도 넓어. 버스 기관사 여럿이서 어울려 다니더군. 버스 뿐이더냐? 김수빈 기관사는 택시 운전사하고 결혼했어. 그런데 요즘은 또 비행기 조종사하고 살겠다고 그러더라. 더 이상은 나도 몰라. 쟤랑 친하지도 않고 그냥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얘기 들은 것 뿐이야."

그때였다.

"여러분!"

김수빈 기관사가 기쁜 음색으로 소리쳤다.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번 출구와 연결되어 있어요!"

사람들은 그 말에 환호했다.

사람들은 질서 있게, 두 줄로 서서 1번 출구로 향했다. 

드디어!

우리는 지상으로 나왔다. 몇몇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맑은 공기.. 엇..

맑은 공기가 아니다. 매캐하고 뿌연 공기가 서울을 뒤덮고 있었다. 

그때였다.

"동무. 어디서 나왔나?"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앞에 서있었다. 

한 사람이 아니였다. 북한 군복을 입은 여러 명의 군인들이 우리 앞에 나와 있었다.

"어디서 나왔나 동무들?"

"방금...역에서..."

그들이 우리 뒤에 있는 국회의사당역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흐음.. 국회의사당역이라.."

3초동안 조용해졌다.

"다 쏴죽이라우."

"장전!"

"발사!"


김수빈 기관사가 외쳤다.

"역으로 들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