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도

해를 돌아 살 줄 알지.


밑도 끝도 없이

한 곳에만 머무르진 않아,

흐르는 법을 잘 알지.


산사의 매화 같이,

무르익은 채 

가지를 부여잡기보단


물살에 뛰어들어 

온 계곡 줄기를 물들이는 것.


그를 닮은 철새는,

놓는 때를 알지.


그러니,

그 날갯죽지에는 

박차오를 담대함이 돋는다.


끝을 박차고 떠오르는 삶.

다시 떠올라,

더더욱 돋아오를 삶.


빈 못에 핀 연꽃마냥,

끝도 모르게 허공에 발을 둔 채로

가벼이 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