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상에서 관물대 밑으로

조심스레 기어가보면,


지금은 손때로만 남은

거친 이들의 자취가

드물게, 알아보게 남아있다.


매일, 언제 흐르나 싶던

시간을 매일 뱃속에

그득그득 씹어 넘기면서,


뱃고동을 울리며 나설 만큼

시간이 만조가 되기를

기다려 온 흔적이,


이병으로부터,

병장까지,

슬슬 메꿔온 검은 눈금에

고스란히 있다.


나선 그대를 떠올려보는

내 배는 아프지만,

나 역시, 검은 물 출렁이는

만수르 안 부러운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