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는 등 푸른 생선
바다보다 더 푸른 하늘을 꿈꾸어
하늘을 따라 물들어간 등
허나 고등어의 지느러미는
너무나 자그만 날개
제 몸을 띄울 수가 없다
그래서 고등어는 미끼를 입에 무는 거다
투명한 낚싯줄을 타고서
잠시라도 날아갈 수 있도록
그래서 고등어는 도마 위에서
지느러미를 퍼덕이는 거다
날았던 순간을 새김질하며
서늘한 칼날이 목덜미를 가로지를 때에도
아, 하며 읊조리는 것이다
붉은 잉크로 써내리는 것이다
나는 하늘을 날아봤다고
한 번 가보았던 곳은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고
고등어의 눈동자서 푸른빛이 사라졌다
푸름을 약도삼아
고향으로 돌아갔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