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뭉그려는 비구름을 휘저어 걷었다.

그러나 계절 따라 걸음하는 장마는 막을 도리가 없었다. 


필연적-.



덥다고 꺾어신은 당신 신발을 보니,

봄은 아마 모르는 새 끝난 것도 같다.


헤어지자- 라는 말로 결국에는 당신부터,

저무는 봄끝 하늘에다 우르릉- 내리쳤다. 


모름지기 당신과는 영원 희망했는데,

기실 이번 가을조차 내볼 기약 없구나.


그래, 라며 섧게 웃는 내 눈망울 끝자락엔, 

구슬 닮은 빗방울이 망울망울 알맺혔다. 


그러자 당신도- 말없이 웃어 줬다. 

눈물에 투과된 입꼬리 끝자락이 살짝 아쉽게 어그러졌다.


인사- 마무리.


돌아서며 움터버린 섧음 후련 울음처럼,

돌연 쏟는 빗줄기는 한 줌 햇살 머금었고-


우리는 또 그렇게 또 각자 되고 한참이나, 

흥건하게 햇빛 먹은 눈물 위를 찰박였다.


발간 하늘 잔잔하게 방울지며 낙수하고

쪽빛 유량 빗줄기가 시원하게 물결치니-


우리 끝은 그렇게나- 맑은 여우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