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우산 들고 장마 돎은 이제 5년

어차피란 다 젖어서 새것이고 미련 없다.


걷어치운 면전에는 아플 만큼 쏟아붓고

떨군 빗물 질컥거려 발밑이나 시원하다.


들려오는 와지끈도 흥겹기에 웃어보니

진즉에나 걷어치움 좋았기를 오죽 싶다.


가망 먼데 넌스레나 막연하던 빈 몸뚱이

이름깨나 망한 줄을 스스로가 알았다면.


구멍 문댄 정수리나 먹여두던 빗물 따위

이렇게도 맞을 줄의 스스로를 알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