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쏟아지는 장맛비 속에서

날개는 젖어버려 날지도 못한 채



겨우겨우 유리창을 뽈뽈뽈 기어가는

저 날벌레가 문득 안쓰러워진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저 미물에게

유리창 너머로 입김을 불어주자.



비바람 속을 외롭게 나아가는 날벌레가

잠시나마 유리창 위에서 쉬어갈 수 있게.



연민을 담아 불어넣은 입김의 온기가

유리창 너머에 닿기를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