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은 먹구름으로 빈틈없이 칠해졌고

곰팡이 잔뜩 핀 탁한 군청색 벽지에

회청색 페인트가 주르륵 흘러내린다.



갈색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한 줄기 빛

빛이라곤 고작 그것뿐인 6평짜리 세상

내가 왕으로 군림하는 어둠뿐인 왕국.



어지럽게 널부러진 잉크 묻은 종이들은

절망뿐인 세상을 살아가는 왕국의 백성들.

무기력하게 늘어진 그들에게 곰팡이가 옮는다.



나는 6평짜리 세계의 겁쟁이 왕.

빛을 무서워하는 박쥐같은 사내이자

죽음을 동경하는 비굴한 생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