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타국에서 승려를 만났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일방행 차도 갓길을 따라 느릿한 발걸음으로 걷고있었다. 시선이 승려의 옷으로 옮겨갔다. 누렇게 변색되었지만 선명한 주황빛을 발하고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승려는 주변과 섞이지 못하는 이물질과도 같았다. 걷다 보면 늘 이상한 것들과 마주치곤 한다. 마치 주변 풍경과 섞이지 못하는 듯 혼자서만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다.
저 승려도 그런류의 사람이었다.
난 무심코 그 승려를 찍어버렸다.
한낮의 더위가 아스팔트 도로 위 아지랑이를 피어올리고. 승려는 일부러 그 아지랑이 속으로 걸어가는 듯했다. 근거도 이유도 없는 그저 감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스스로 이물질의 역할을 자처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주변이 안 보이듯 행동하곤 했다.
"hey! hey!"
부끄러운 영어를 남발하며
승려에게 뛰어갔다.
"can i take a picture?"
"왓?"
"픽쳐! 픽쳐!"
나는 카메라 셔터에 손가락을 갖다대기도 하고 승려를 향해 조리개를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승려는 고개만 기울인 채 연신 왓 왓 만을 되풀이했다. 결국 난 카메라 화면에 찍힌 승려의 뒷모습 사진을 본인에게 보여주었다.
"유 얼!"
승려는 그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예스."
그는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나는 연신 허리를 숙였다.
승려의 허락이 떨어지자 마자 나는 감사 인사를 한 뒤 카메라의 초점을 승려에게 맞추었다. 그는 고요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나를 밀어내지 않고 내 이야기를 경청해주었다.
낯선 타국에서의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