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예전에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던 한 사진이 있었다.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라는 감옥에 갇혀 출석부라는 죄수명단에 올라 교복이란 죄수복을 입고 공부란 벌을 받고

졸업이란 석방을 기다린다』


아주 어릴 적에 이걸 처음 봤을 때에는 그저 재미로 웃어 넘겼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이야기는 현실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2045년, 나는 지금 『학생 교도소』에 갇혀 매일같이 석방만 기다리고 있는 한 고딩이다. 

작년 3월 초 나도 여느 아이들처럼 학생이라는 죄로 『학생 교도소』에 들어갔고 지금까지 쭉 갇혀있었다.


예전 시절의 나는 학교에서 그닥 자유롭다는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무미건조한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칠판을 바라보며

선생님께서 적어주시는 거를 그저 달달 외우고 노트에 끄적끄적 대는 것이 학교에서의 하루 일과였다.


그래도 초등학교 시절은 나름 무난했었고, 중학교도 그다지 강압적이진 않았고 입학하면서 무언가 하면 안 되는 것들과 해야 할 것들이 

나긴 했지만 학교에서는 별 일 없이 지나갔다. 성적도 무난했었다. 하지만 이 시절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그렇다고 싫지도 않았다.


아무튼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은 잘 넘어갔지만 문제는 고등학교였다. 아니, 감옥인가? 어쩌면 지옥일지도.


2034년 대한민국에서는 1997년에 이어 또 다시 경제 위기가 일어났고 실업자 폭등, 신용등급 하락, 대기업 부도, 경제성장률 급감, 주가 폭

락, 환율 폭등, GDP 급감 등으로 인해 전국은 혼란에 빠졌다.


이 때를 틈타 육군 장교들이 군사 정변 (쿠데타) 을 일으켰다. 그들은 방송국, 경찰서 등 주요 시설들을 무력으로 장악해 가기 시작했다. 경제 위기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터라 대통령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청와대로 침입한 그들에 의해 강제로 물러나게 된다. 대통령 자리에

는 육군 소장이 올라가게 되고 그는 자신이 독재를 할 수 있게 하도록 헌법을 개헌하였다.


또한 독재 정권이 시작되면서 헌법뿐만 아니라 여러 많은 법들이 개정되거나 새로 생겨났고 그 중에 『(고등)학생 교도소』 제도가 포함되어

있었다. 『학생교도소』 제도는 고등학생들을 『학생 교도소』에 3년 동안 가두어 의무적으로 무상 육을 하게 하는 제도이며 2036년 『서울

강남고등학생교도소』를 시작으로 9년이 흐른 지금 전국 각지에 수백여곳의 『학생 교도소』가 존재한다. 


『학생 교도소』는 말 그대로 학교가 교도소처럼 되어있는 곳이었다. 외관은 여느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내부에는 학교에서의 시설 뿐

만 아니라 교도소에서의 시설들도 같이 존재했다. 이 말도 안되는 시설은 《청소년 범죄율을 감소시키고 불량청소년들을 교화시키겠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졌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학생 교도소』는 군대보다도 무척이나 강압적이었고 교사들은 엄격적이었기에 그곳의 학생들

은 자유를 억압당했고 많은 학생들이 스트레스와 불안감, 압박감 때문에 학습된 무력감에 빠져 있어 반항 시도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청소년 자살률만 올라갔다. 하지만 자살마저도 엄격한 감시 하에 통제되었기 때문에 다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사실은 이미 대통령에 의해서 언론통제가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생 교도소』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있었고, 정부가 『학생 교도소』에 대하여 숨기고 있었기에 『학생 교도소』에 대하여 반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이

설령 『학생 교도소』 당사자 (졸업생) 라 해도.


이 때문에, 『학생 교도소』는 그 어떠한 반발 없이 9년 동안이나 유지할 수 있었다...


...예전부터 학생들은 사회적으로 소외가 되어 있었다. 그 누구도 학생의 인권은 생각해주지 않았고, 늘 제대로 할 줄도 모른다며, 모자라다며 구박받았다.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사회에 나가면 써먹지도 않을 것들을 배우라고 강요해왔고, 학생에 대한 대우는 좋지 않았음에도 아무

도 제시하지 않고 심도 가져주지 않았다. 또한 정치를 몰랐던 학생들은 사회에 목소리를 제대로 내기 어려웠다. 『아이들은 국가의 미래』 라는 말은 한낱 거짓말이었던 것인가?


『높으신 분들에게 그런 학생들은 최적의 먹잇감이었고,

어쩌면 『학생 교도소』가 그 일환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이 지옥같은 『학생 교도소』를 탈출하리라 다짐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작가의 말 : 처음 써보는 것이라 필력이 많이 부족할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