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그대는 나를 따른다



그대의 모든 것을 빼앗은

그대의 모든 것이었던 나를



한줌의 재 조차 남아있지 않은 그대는

무엇을 그리며 어둠을 걷느냐



적막한 어둠이 그대를 휘감고

그대의 존재가 고요의 파도에 홀로 잠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나 그대를 위해 노래하리라



그대의 모든 것을 빼앗은 나에게

그대의 모든 것을 바치며

그 몸뚱이 하나만을 지닌 채

나의 발자취를 영원히 쫓아오겠다면



나 그대를 위해 지도를 그리리라

나 그대를 위해 빛을 비추리라

나 그대를 위해 기도하리라



나 그대를 위해 노래하리라






먼 훗날 내가 잠든 무덤가엔

종이 한 장, 펜 하나만 던져다오

영원의 선율을 써내려

그대를 감싸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