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도 쓰는 걸 잊을 정도로 오래된 걸 다시 잡아 써보았다.

 

새로움과 떨어져 질질 끌리는 무거운 돌같이 굳어져 걸어 다니기 힘든 걸 다시 깎아내고 깎아내면서 

나름 쓰기 쉬운 상태로 바꿔보았지만, 오래된 무거움은 여전히 다니기 어렵게 나를 붙잡아 두었다.

 

사실 단편으로도 많이 올릴 수 있었지만, 장편으로 만들고 버릴 거 같은 거나 쓰다가 흥미가 잃은 것들은 전부 지웠다.

 

그래서 오랜만에 장편을 쓰다 둔 것을 잡아끌어다 올렸지만, 올릴 때의 무거움과 걱정은 내게 주저함을 주었고

어차피 안 볼 텐데 올리는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그냥 앞으로 이건 올리지 말고 내 할 일이나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사람들이 과연 볼까? 댓글이 아예 없던 게 많은데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같은 생각들이 더욱 올리는 걸 무겁게 만들었다.


'생각 없이 올리자'가 원래 내 생각이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조회수나 추천과 같은 관심이 가는 걸 쓰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걸 쭉쭉 뽑아내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계속 잡념이나 그러한 생각을 가져 주저하는 상황을 막자고 다짐을 계속해 왔다.

 

다짐만 했을 뿐이고 오래된 걸 다시 올리기엔 내 의지가 부족했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흥미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내가 써온 것들을 무시하며 지내왔다.

그냥 생각으로만 지내왔다. 어쩔 수 없다며 나는 이런 사람이라며 옛날 꺼는 잊자고 생각을 해왔다.

 

그럴수록 나는 예전으로 돌아가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전에 무겁기 전의 이야기를 다시 깎아내며

다시 처음부터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물론 그럴수록 오래된 이야기는 더욱 무거워져 올리기가 무서워졌다.

 

반응이 어떨까? 다시 쓴다고 하면 뭐라 할까? 그냥 더 떨어진 관심만 가지고 그거만으로 만족하게 될까? 와 같은 생각을 했고

어쩌면 그것 때문에 더욱 올리기 싫은 거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부터 이래왔을까. 그건 모를 일이다. 그러다 문득 소설을 올리던 이가 있었다.

처음 써본다며 올린 건 여기에 올리진 않았지만 내가 어릴 때 쓰던 것이랑 비슷했다.

 

아주 난잡하고, 엉망이었다. 맞춤법도 문체도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너무 보였기에 어릴 적의 내가 쓰는 걸 내가 보는 기분이어서 내가 부끄럽다는 생각에 비난에 가까운 수준으로 뭐라 한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그 사람은 고치겠다고 하면서 정말로 고쳤다. 물론 맞춤법은 가끔 엇나가지만….

 

그걸 보니 나는 문득 나도 못 쓰는데 과연 이 사람한테 훈수를 둬도 될까? 라는 걱정이 들었고 그 후로도 피드백에 올라온 걸 몇 개 피드백하면서 생각했다. 이대로면 나는 실적 없는 훈수꾼이 되고 나 스스로를 갉아먹을 것 같다고

 

그래서 우연이었지만 오랜만에 옛날에 쓰던 게 생각이 나 살짝 주저하다가 올렸다

가벼웠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제대로 쓰지 않은 것 같다는 후회가 조금 들긴 하지만 가벼웠다.

내가 왜 안했을까라는 생각이 날 정도로 올리기 전에 주저한 1분이 참으로 우스웠다.


내가 참으로 우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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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고 보니 이 글도 난잡하게 쓰인거 같네요.

 

오랜만에 잊고 살았던 걸 다시 올리면서 떠오른 생각을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니 이렇게 된거같은데

 앞으로 이런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웬만하면 안 쓸거 같습니다. 저는 수필과 연이 먼 사람이니까요.


앞으로도 시간 날 때는 소설이랑 시만 쓰고 지낼거 같아요. 애초에 어릴때부터 일기 쓰는 것에도 소질이 없던 사람이었으니...

이상으로 수필도 모르면서 수필 탭에다가 주저리주저리 써본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