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나는 저 사람보단 낫지'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유야 여러가지 있겠지. 하지만 결국엔 다 그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일일 뿐이다. 나는 가끔 내 생각엔 굉장히 머저리 같은 사람이나 집단을 보며 불만을 토로하곤 한다. 그저 화면 너머로, 또는 마음 속으로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 때로는 연민하고, 때로는 분노하며, 때로는 짜증내고, 때로는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그러나 때로는 이런 생각도 한다. '내가 머저리인 것은 아닐까?'. '내가 문제가 있지만 나를 자기합리화하며 나만의 세상에 빠진 것은 아닐까?'. 아마 낮은 자존감의 반증일 것이다.


내 주변에는 지나치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많다. 물론 내가 특정 분야에선 그들에게 인정을 받는다.(혹시 이것마저 나의 착각인가?) 그러나 그들의 그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욕구는 구역질이 난다. 압도적인 실력차를 결과로 보여주지 않는 이상 그들은 도통 인정하려고 들지를 않는다. 때로는 장난으로, 때로는 진지하게, 허영에 가득 차 자신이 틀렸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고 남이 틀렸을 것이라고 남이 틀렸을 것이라고 단정짓는다. 나는 그런 그들이 싫다.


그러나 그들은 마냥 싫어해 마땅한 사람들은 아니다. 누구나 우위를 점하고 싶어한다. 누구나 남의 성공을 쉽게 인정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 허영은 아마 본인은 자각하지 못한 순수한 질투의 산물일 것이다. 또 그들이 내게 직접적으로 가한 피해도 없다. 항상 친절히 대해주고, 항상 나를 보면 반가워하고. 그 순수한 웃음은 가식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그들을 싫어하는 내가 나쁜 것 아닐까?' 이런 질문은 내 마음 속에서 꽤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 이전의 가족들과의 갈등도 항상 이런 질문에 다다랐다. 참, 문제다. 낮은 자존감의 탓으로 돌려버릴지, 나의 잘못임을 인정할지, 아니면 그냥 그들과 멀어질 뿐이다. 이전의 나는 겨우 나의 잘못임을 인정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가족에 대한 나의 태도는 바뀌었고, 어느새 저런 생각은 들지 않게 되었다. 이번엔 어떨까. 아직 답을 내리기엔 조금 이를 수도 있다. 일단은 현상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