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픽션입니다. 저는 비흡연자입니다.


방바닥에 누워서 연초를 태우고 있노라면 이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든다.

어디선가 읽었던 글귀가 생각날 것 같기도 한데...

이 큰 도시의 한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 간 조걸이라는 사내도 있었는데.

어디 조 씨인지는 모르겠지만 광대 분장까지 하면서 열심히 살던 사람이었지.

색동옷 차려입고 춤추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던, 그 사람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알 게 뭐람. 


지금 내가 신경써야 할 것은 방 바닥에 깔린 비닐 장판에 작은 구멍이 났다는 것이다.

이래서 집 안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들 하는구나.

온 집 안에 연기가 자욱하니, 혼자 살지 않았더라면 한 마디 불평을 들었을 것 같다.

정확히는 혼자 남겨졌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집 나간 개 하나, 사람 하나. 남겨진 사람 하나.

어찌 나만 두고 다들 떠나가는가. 담배가 싫어서 그래?

아냐, 그 때는 아직 담배를 안 피웠으니까... 믿기 어렵겠지만 내게도 착실하게 살던 시절 정도는 있었다.

그리고 곧 있으면 담배를 피우지도 못하게 될 거다. 물론 그렇다고 예전처럼 착실해지는 건 아니지만.


기름이 다 떨어진 지포라이터를 손 안에서 열심히 굴리며 불똥을 튀길 때 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노력 만치 슬픈 것은 없으리라고 짐작해본다.

물론 라이터에 가스가 없는 건 노력과 아무 상관도 없지. 내 뱃살을 녹여서 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쩔 수 없이 라이터를 구석에 던져버리고 천장에 있는 점을 세기 시작했다.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우리 집 천장.

자리에서 일어나도 손이 안 닿아서 의자를 밟고 올라가야 전기파리채가 닿는 그 높은 곳.

쌀벌레를 튀겨버릴 때 마다 톡톡 튀는 그 소리가 경쾌한 리듬을 이루면

온 집안에 벌레 탄내가 진동한다. 역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구나.

힘은 빛을 만들고, 나는 힘찬 기분이 든다!

정당한, 그리고 우세한 전기파리채가 이겼다! 날벌레 새끼들은 끝났어!

승리는 나의 것! 하지만 내 방은 아직도 망할 벌레들에게 휩싸여 있지.

스위트 나의 홈을 이 벌레들로부터 해방시키려면 전기파리채가 필요하단 말씀이지!

...아멘!


고것이 인생이어라......


☆★☆★오늘의 추천곡 : 킬리만자로의 표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