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쓴다는 건 어느새  낡고 귀찮은 일이 되었다.

 

인터넷 통신이 발달한 지금 시대엔 편지를 ‘부친다’라는 말은 물론 편지를 어떻게 적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건 시대 흐름상 당연한 일이다.

 

사람들은 종이에다가 자신의 악필과 맞춤법 지식과 고투하며 글을 쓰는 대신 SNS 메신저로 편하게 대화한다. 

 

일주일, 그 이상도 걸릴 수 있는 편지를 부치는 일은 이제 30~40년전 어른들의 기억 속에만 자리잡고 있다. 

 

좋은 점은 더 이상 편지를 기다리며 밤 샐 일도 없게됐으며 나쁜 점은 그동안의 설렘도 밋밋해졌다는 점이다.

 

편지는 물론 비용이 많이 든다. 전하기도 까다롭다. 다만 나는 머릿속에 딱 달라붙은 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편지 속 피어난 애틋한 사랑이야기, 어머니에게 보내는 안부 인사, 한 예술가의 고독과 고뇌가 담긴 글들이 더는 고루한 것으로 치부되어 딱딱한 옛 문화로서만 받아들여지는 시대적 흐름 한켠에 잠깐 눈물을 흘릴 뿐이다.

 

아, 그저 내가 눈물이 많은 거겠지. 편지는 현 대한민국과는 살짝 빗나가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