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었다.

이틀 전쯤에 말이다.

사실 똑똑히 이틀 전에 말이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의 도덕 선생은 별났다.

확실한 사실관계에 -쯤, 아마 -것 같다 등의 

말을 덧붙이는 것을 그렇게나 싫어했다.

늘 어딘가의 학생이 그렇게 말하면 

교정하려 했고, 계도하려 했다.

일견 동의하지만, 

뭐 또 그렇게 까탈스러울 필요도 없는 것 같다.

   

모두는 문득 태어난 것이다.

자신이 계획과 의도를 가지고 태어나진 않았다는 것이다.

나도 스물몇 해 전의 무더운 여름날에 문득 태어난 것이다.

나는 그 수천의 나날을 잘 살아왔을까?

  

어른이 되고, 언제나 나는 무언가에 쫓기듯 살았다.

매년 겨울마다 수능을 쳤다.

지독하다 나도.

올해 곧 다섯 번째 수능을 친다.

  

내 친구들은 내가 수험 탓에

그들을 보기 곤란해하는 것을 다 이해해 준다.

심지어는 내가 때때로 외로움에 못 이겨 

결국 그들을 부르면 매번 와준다.

이번 생일에도 그랬다.

어째서일까, 이렇게나 이기적인 사람인데.

  

친구 따위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아마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 같다.

사실 항상 누군가가 사무치게 그립다.

  

아무래도 나도 그 옛날 도덕 선생처럼

확실한 사실관계에 -쯤, 아마 -것 같다 등의 

말을 덧붙이는 것이 그렇게나 싫어진 모양이다.

  

나는 언제까지 나에게 기만을 하고 감정을 속이려는 걸까?

현재의 인간관계를 버려가면서까지 

난 몇 년을 낭비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