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평하다가 점점 노가리 비중이 늘어나는 건 착각이 아닙니다.



-시-

시는 전부 다 안읽었습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60765725

거부감


본능적인 싫음이 거부감인 것 같습니다. 그게 학습된 것이든 반사적인 것이든, 아니면 진심의 진심이든 상관없이요. 고통. 소음. 느낌. 잘 묘사되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마지막의 '정직'이라는 키워드는 조금 낯설고 직접적인 연관도 없다는 게 아쉬운 점.



https://arca.live/b/writingnovel/61422593

경멸


편협한 자들과 수용할 줄 모르는 자는 겹치는 느낌입니다. 경멸에서 시작해서 연민으로 끝나는데 이 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경멸할 요소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연민까지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러나 시 자체에 분명한 메세지가 있는 점이 좋습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61486694

구름 한 점 없는


시만 놓고 보았을 때 높은 하늘과 거세지는 비바람의 대비가 시적으로 좋았습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62108746


짧으면서도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간결해서 무언가 더 추가되면 좋겠다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이대로도 마음에 듭니다. 운율감이 살아 있습니다. 이 시가 거의 두번째로 좋았습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63206600

리세마라


창 밖은 11월인데...

피천득 시인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가챠로 나온 캐릭터가 너에게 미소짓고 있을지 몰라도 컴퓨터는 '미소'가 없다." 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혹은 "한심하게 여기지 마라. 11월의 날씨보다 너의 리세마라가 가치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거로 된 것이다."라고 말할지도 몰라요. 어쩌면 말입니다. 하지만 본인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겠죠. 지금 창 밖은 8월입니다...

사실은 제 판단이 가장 중요한데 11월 맑은 날씨를 거부하고 집 안에서 리세마라나 한 것은 솔직히 용서가 안됩니다. 가챠 게임들은 전부 죄악입니다. 사회악입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66669632

「만년 제 1회」 가지(季)


계절 계자가 붙었는데 계절이랑 가지는 딱히 연관은 없으니 한자는 아마도 부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시의 경우 창작자의 개성이 돋보일 수 있는 구성이라고 보는데 계절에 따른 실내의 환경과 더불어 창 밖의 가지들의 상태와 주절거림의 내용이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시에서 말하는 가지는 나뭇가지를 이야기하는 것일텐데, 첫 읽기에서 저는 통통한 보라색 가지로 이해하는 오독을 저질렀습니다.

아니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시들 중에서 베스트를 뽑으라면 이겁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67706931

가난을 삽니다


가난이 스펙이 되는 현실을 비꼬는 시입니다. 비꼬는 것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별로 좋은 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른바 '맘에 안드는 시'로 찍혀서 여기에 골라졌습니다.

부자가 가난 코스프레를 하고 안하고가 저에게 있어서는 크게 상관할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73894693

그리워할 수 있는 삶


저도 별로 그립지 않습니다.

지금의 현실이 그렇게 기분좋지 않다면, 나중에 되서 돌이켜봐도 별로 좋은 기억이진 않을겁니다.

그리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로 즐거운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나쁜 유년시절을 보냈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제 유년시절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68935678

외출


 외출(사실 아님)

 이거 웃겼는데 댓글도 추천도 없더라구요. 그런데 실내에서 복면은 왜 쓰고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아마 마스크 대신 실내에서 마땅이 쓸 만한 걸 못 찾은 것으로 보이네요.. '우울'을 얼굴에 쓰고 있었으면 어떨까요?

 아무튼 '나를 웃긴 시'로 여기에 골라졌습니다.



-소설-



https://arca.live/b/writingnovel/74188269

미세먼지 나쁜 날


소설중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진짜 뻔하고 내용도 별거 아닌데 이런 스토리는 뭔가 뭔가 좋습니다.

조금 거슬렸던건 미세먼지 '나쁨'인데 창문 열고 집 안에 먼지 다들어오게 하는 남주 정신상태가 조금 미심쩍고요.

앞으로 둘이 잘 안됐으면 좋겠습니다.




- 수필 -


https://arca.live/b/writingnovel/54117618

음향과 문학


 '살인을 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무직의 대학생'의 레퍼런스를 잘 모르겠습니다. 나머지 셋은 알겠는데..

 소리를 듣고 현실적 추론과 문학적 연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학. 이대로 괜찮은가?



https://arca.live/b/writingnovel/65233435

폐에도 아침이 켜진다.


저의 경우에는 코로나 걸렸을 때 열이 있었고 목도 아팠습니다. 증상의 정도가 케바케이기 때문에 일주일동안 요양 느낌으로 있다고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었구요. 저는 아파서 죽을 것 같은 것과 요양 그 사이의 어딘가 정도였습니다. 여기에서 까지 애매한 제 자신에게 참을 수 없습니다. 단 코로나 이후에 후유증 같은 것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작가님도 후유증이 없으셨나요?



https://arca.live/b/writingnovel/72803171

상념


제가 책 읽는 것은 좋아했었는데 어려운 책을 읽는건 버거워해서 난이도 있는 책은 쉽게 읽지 못했고, 또 기껏 다 읽은 책들은 금방 기억에서 사라졌는지라(근데 이건 다른사람도 다 그렇 것 같던데) 책과는 그렇게 친한 친구가 되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음악 듣는건 좋아했어서 여러가지로 찾아듣기도 했지만 그것조차 이제와선 애매해졌다고 할까요. 이젠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더 중요합니다. 이상하고 작은 꿈을 간직한 채로.



https://arca.live/b/writingnovel/73893965

이명


이 현상은 흥미롭습니다. 여러가지 높이의 소리가 들려온다는게 흥미롭게 느껴져요. 게다가 집중하면 작아지는 것도 아니라 더 커진다니! 너무너무 탐구하고 싶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평소에는 이명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진짜 아주 가끔(석달에 한번정도) 우위이잉 하고 양쪽 귓가에서 소리가 5분 정도 지속되곤 합니다. 그것도 갑자기 등판했다가 조금씩 약해지며 사라집니다.

증거라도 제출하고 싶지만 이런 현상이 으레 그렇듯 녹음기를 켜도 아무 소리도 녹화되지 않을겁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75298856

별의 생애


대부분의 별은 우리보다 생애가 훨씬 길기 때문에 우리가 오히려 그들에게 애도받아야 할 판입니다. 물론 그들은 그런 사고를 할 만한 의식이 없을 것 같습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78384688


별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것은 알퐁소 도데의 '별'을 연상시키지만 과학관의 별자리는 학습 체험으로 어렸을 때에도 한번 갔었던 것 같습니다. 꽤 멋있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제 일이라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습니다. 

별이 뜨겁고 빛을 내는 가스덩어리라는 사실은 이제 정설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생각 자체는 의미있는 것 같고, 밤 하늘의 별을 지켜보는 것은 낭만있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별을 본게  동아리 MT로 어디 수련장에 가서 술 먹다가 바람쐰다고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녔을 때였는데..



https://arca.live/b/writingnovel/80837004

별2


밤에 산책을 나서면 별이 보이지 않는다는게 저는 늘 불만이었습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밤에 별이 보이는 곳으로 가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 꿈은 언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광공해가 문제입니다.



https://arca.live/b/writingnovel/82868492

허연 김


저는 예나 지금이나 추위를 무척 많이 타는 편이었는데, 그런 추위가 온 몸으로 느껴지면. 그런 찬 공기가 온몸을 덮치면 저는 '내가 살아있구나. 이게 살아있는 거구나' 하는 자극을 받는 편입니다. 그리고 어릴 때 더 추위를 많이 탔었어서 어렸을때 생각도 조금 나구요. 날씨라는게 사람의 감정을 많이 좌우합니다. 비가 오고, 눈이오고. 저는 눈이오는 것을 광적으로 좋아했는데 빙판길에 자동차로 브레이크 밟으면서 질질 미끄러져 봤는데도 지금도 눈이 좋아요.





총평


 개인적으로 심상이나 묘사가 이해 안되는게 없어서.. 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요. 저랑 정신상태가 조금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제 착각일 수 있습니다)

 시들의 경우에는 사회비판적 메세지가 있는 것들도 몇 개 있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나쁘지는 않지만 몇 개는 좀 나빴고 다른 몇개는 뻔했다는 느낌. 물론 '사회비판'을 했다는게 나쁜 시도는 아닙니다.

 기분나쁨, 불편함, 생활고 등의 정서가 드러난 시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시들을 계속 읽다보면 그런 정서만으로 시에 접근하고 있지 않다는 건 명백합니다. 개인적으로 '거부감'같은 시가 마음에 들었지만 이 분은 은근히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소설의 경우 완성도가 아쉽습니다. 근데 본래 소설을 완성도 있게 쓴다는 것이 엄청나게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저도 소설 제대로 못 써서 이러고 있지 않습니까? 그나마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은 쓰고싶은 소설의 레퍼런스를 정해놓고 그것에 맞춰서 이야기의 뼈대를 만들고, 필요한 설정들을 모두 잡아놓은 다음에 소설을 적어나가는 것입니다. 근데 그게 말처럼 쉬우면 모든 사람들이 다 소설을 쓰고 다녔겠죠? 그래도 '미세먼지 나쁜날'의 묘사 방식이나 사건 전개방식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필을 읽을 때 확실히 느꼈는데,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풀어내는 방식은 괜찮았고, 묘사 등도 기본이 잡혀있다는 인상을 느꼈습니다. 문제는 소설이나 수필의 경우 이런 기본기 및 완성도가 왔다갔다 한다는 점이고, 시의 경우에도 어떤 시는 심상 및 운율이 번뜩이는 경우도 있었으나 다른 시에서는 그런게 보이지 않는 등 기복이 역시 있는 듯 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작품 하나하나에 더 공을 들이고 철저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쓰고 싶다'는 것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건 백만 각본가들과 소설가들을 불러와도 '무엇을 쓰고싶다'에 대해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그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니 이건 일단 제쳐둡시다. 작품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다는 것은 결국은 취미로서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에너지를 소모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스스로가 즐겁자고 쓰는건데 그것이 일이되면 쓰기가 싫겠죠.. 그러니 이것도 제쳐두고 싶으면 제쳐두세요.

 시를 읽다보면 '날씨', '계절' 등의 것이 자주 소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가지 특징을 짚어보자면 말입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흔한 소재이기는 하지만 날씨가 사람의 감정에 미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여기에 있어서 탐구를 하는것이 나쁜일이 아니고 오히려 좋다고 생각합니다..

 읽으면서 '시간낭비다'싶었던 글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실은 평범하다면 평범한 인상이긴 하였습니다. 좀 더 많은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이 더 치밀하고 논리적이었으면 좋겠고, 그러면서도 문학에서 추구할 수 있는 예술성, 낭만,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좀 더 많이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 그러면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감평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끝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