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내리는 건반 위로
분주한 손길 속에,
섞여드는 날 갈린 일렉 사운드.
그 곁에서,
꼭 보도 곁에 나란히 선 차도 같이
나란하다지만 어울릴 턱 없는
비단 같은 색소폰이 그를 싸고돈다.
우리의 간극은 붕 떴다며,
끝없이 찢기고 봉만 남아 버려진
달력들의 더미 위를 거닐던 이들은,
저 찢고 붙는 상극의 둘이 만나
그 텅 빈 간극 속에 빳빳이 선,
가질 틔워낸 광경에 할 말을 잊네.
주름진 이들은 그들의 향수로
뜨는 화장을 적셔 주름을 재우고,
아직 주름이 덜 진 이들은,
먼 발 치의 굴곡진 삶으로부터
메아리쳐 오는 회한에 가슴 찢긴다.
어느덧, 우리가 품는 소리에겐
느껴지는 경박함도 급박함도 없지.
그저, 울음을 애써 씹는 여유만
멜로디에 남아 우리에게 깃들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