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 홀로 세상을 살아갈 때가 된다면 다음과 같은 방을 만들것이다.
슬픈 인간의 방
그다지 큰 집은 아닐테지만, 남아있는 방 중 가장 아늑한 방에 이 이름을 붙일것이다.
해도 들어오지 않고, 달도 비치지 않는 집의 가운데에 있는 방.
방 문에는 슬픈 인간의 방이라는 이름을 써놓자.
이곳은 내가 비관적이거나 슬플때, 혹은 알수없는 감정이 느껴질때에만 들어가는 곳이다.
그 방 안에서는 말라비틀어진 빠게트가 책상위에 놓여있고, 나는 그 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그 빵을 씹는다.
입 안에서 한참을 씹다가 어느정도 말랑해졌으면 나는 마침내 책상 앞에 앉는다.
책상 위에는 하얀 종이뭉치와 흑색 볼펜, 잘 깎여진 연필과 뭉텅한 지우개만이 있다.
방 안에 시계는 없다.
시계가 있다면 아마도 나는 시간을 아까워해서 마음껏 글을 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책상에 앉아 글을 쓸것이다. 행복한 글은 쓰지 않는다. 오로지 회색빛이 느껴지는것 같은 그러한 글만을 쓸것이다.
오로지 종이에.
슬픈 인간의 방은 연속해서 3일은 들어갈 수 없다. 그만큼 들어가 있다가 나오면 사람 자체가 피폐해져서 원래의 삶도 찌그러질 것이기 때문에.
또 슬픈 인간의 방안에 있는 글들은 아무때나 들어가서 볼 수 없다. 오직 방 안에 들어갔을때 보거나 혹은 방에서 나올때 가지고 나올적에만 볼 수 있는 것이다.
슬픈 인간의 방은 내 안 모든 슬프고 축축한 감정을 저기 저곳에 넣어놓기 위한 방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그러한 감정들은 드러내지 않는것이 더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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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꿈을 펼쳐라 그것이 바로 문학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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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인간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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