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글

전편, 시 모음 四
감평 모음

이 글을 마지막으로 대회 주최자가 내걸었던 모든 글을 리뷰한 셈이 됩니다.
노가리 8할, 잡담 1할, 헛소리 1할로 구성되었던 기나긴 여정도 이걸로 끝이란 거죠.
리뷰 아닌 리뷰를 쓰며 보니 대회 참가자는 이제 없는 것 같더군요.
아마 이 글이 마지막 대회글일 거 같은데, 그렇게 되면 처음을 장식한 제가 끝도 장식하게 된단 거죠.
감회가 새롭습니다.

수필은 그나마 경험이 있는 편입니다.
경험이라고 하니 대단한 걸 생각하시면 죄송스럽지만 그냥 많이 썼단 말일 뿐입니다.
길게. 많이. 쓴 건 대개 경수필이었지만.
한창 쓸 땐 달에 두세개씩 몇년 썼으니 소설이나 시에 비해서는 익숙한 편이죠.
물론 최근엔 전혀 건드리지도 못했지만요....

무슨 말인고 하면 혹평이 많을 수 있단 겁니다.
시보다 더.
미리 사과하고 가겠습니다.
저도 이만큼 썼는데 아직도 버러지 같은 실력입니다.
버러지 같은 실력이면서 여기저기 불만인 점들만 많은 거죠.
제가 뭘 알겠습니까? 한낱 아마 찌끄래기가.
아마추어도 아니죠. 지망생? 아마추어의 지망생?
너무 마음에 담아두진 말란 말입니다.
글은 개성이니 제가 써놓은 대로만 가도 곤란하고 말이죠.

오늘은 서론이 길어지네요.
맘 같아선 더 쓰고 싶지만 안 되죠.
다들 본편을 기대하고 들어왔을 텐데 서론으로만 분량을 채우면.
어쩌면 글의 끝에 한우가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저는 하고 싶은 말이 무척 많아진 상태거든요.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면 할 말이 많아지는 활달한 남고생 비스무리하달까.  
그건 그렇고 첫빠따이자 마지막 빠따라.
줄여서 처빠마빠.
음... 줄여도 아무런 개그가 되지 않는군요.
실패다 이런.
실패한 개그는 별로입니다.
서론은 그냥 넘기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얼른.

*

<음향과 문학>

수필도 즉흥으로 썼군요.
사실 이건 수필이라기보단 소설 묘사 연습용으로 끼적인 거 같은데.
현실에서 영향을 받았다곤 하지만.
이거 뭐 코멘트할 게 없는데요? 스킵하죠.

*

<폐에도 아침이 켜진다>

아픈 몽롱한 몸으로 쓰신 것 같습니다. 저런.
코로나 고생입니다. 힘들죠.
각설.
아무래도 시를 많이 쓰셨다고 사고가 시 쓰는 방향으로 굳기 시작하신 거 같습니다.
수필은 시적인 표현에 크게 매달리실 필요까진 없지 않나 싶습니다.
수필은 시와는 달리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관건이니.
그건 그렇고 엔터키 두번 정도 들어갔어도 좋았을 듯.

*

<상념>

경수필? 경수필 같네요.
좋아요.
조금 감을 잡아주신 느낌입니다.
거만한 워딩이라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위의 두개는 갈피를 못 잡은 느낌이셨습니다.
생각나는 걸 생각나는 대로 표현하는 게 수필이라지만, 정말로 생각나는 대로 쓰면 힘들죠.
경수필이라면 작성자의 감정을 위주로 잡고 들어가야 할 테고, 중수필이라면 논리구조를 한번 닦고 들어가야 할 테고.
중수필은 아니었으니 필요한 것은 감정.
뭘 보고 뭘 느꼈는가. 어떤 식으로 느꼈는가. 왜 그렇게 느꼈는가.
보충한다손 치면 그 '느낌' 을 바탕으로 뭘 할 것인가.
이런 거.
감은 잡은 듯 보이니 이후부터는 어떻게 쌓아나갈지에 대한 문제겠지요.
공사판도 터만 닦아놓으면 그 위에 쌓아올리는 건 금방입니다.

*

<이명>

잡았던 감을 다시 놓으신 모양입니다....
시였으면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수필은 직관적인 게 좋습니다.
음이 서로 울린다가 시로 쓰였으면 [서로 지지않으려고 아웅다웅하는 이명들의 추한 모습은 나자신에서 비롯된] 으로 시작한 장황한 작가의 저의 비스무리한 무언가로 해석되겠지요.
수필은 아닙니다.
수필에서 음이 서로 울린다면 [음이 서로 왱왱댄다] 정도 해석이 보편입니다.
예의상 거기서 더 깊게 들어가기도 하지만, 그걸 믿고 수필을 쓰는 건 좋지 않단 거죠.
혹자 왈, 초등학생도 알 수 있게 쓰는 게 수필이라더군요.
백번 옳은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뭘 느꼈는지. 어떤 느낌이었는지. 아니면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라도.
수필은 직관 밖에 없습니다.
그냥 여행기 쓰는 감각으로 쓰시어요.
5w1h 가 여행기의 원칙이죠?
마침 여행기도 수필이니 응용하지 말란 법도 없겠지요.

*

<별의 생애>

보니까 중고등학교 숙제로 쓴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저희 때도 있었죠.
라면 끓이는 과정을 주제로 수필을 쓰라던가.
아마 그 시절에 쓴 걸 퇴고한 걸 수도 있겠고.
다른 때에 제가 이 비슷한 표현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엔 제가 어떤 의도로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썼다면 칭찬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엔 다릅니다.
비판입니다.
[라면을 끓인다. 끓었으니 먹는다. 다 먹었다.]
글에 남는 게 없네요.
그렇다고 여러가지 기예를 부려 '멋이 있던' 것도 아닙니다.
이러면 안 되죠.
저는 아직도 이 글의 종류가 뭔질 모르겠습니다.
일기였을까요? '라면끓이는법' 에 대한 설명문? 그냥 라면 끓이면서 든 생각을 정리한 경수필?
글의 의도는 뭘까요? 주제는?
라면 끓일 때 작가는 계란 한알을 넣는다? 라면은 끓여먹는 거다? 나는 라면을 이렇게 먹었다?
제목을 보고 다시 추리해보면 '후다닥 사라지는 라면에 대한 애도' 가 주제인 걸까요?
그 어느 것이 주제였어도 모호합니다. 주제에 대한 어필도 부족하고.
호평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
<별2>

전편과 후편 같아서 묶음.
하하! 분량이 두배!
두편을 같이 보고 온 첫 인상은 뭐랄까.
'곤란하다' 였습니다.
아니 둘을 같은 칸에 넣어버렸는데... 이렇게 나와선 곤란하다고요.
떼어놓기도 귀찮단 말이에요.
게다가 하나는 시더군요.
무척 곤란하고 당황스럽지요.
순서대로 갑시다.

<별>

고전적인 엔딩!
하지만 구태여 고전적 엔딩이라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린 시절에 품었던 꿈이란 건 다들 고전적인 기승전결을 거쳐서 나오는 고전적인 엔딩이니까요.
소설 구절 같은 후크로 시작을 했습니다.
후크 좋지요. 낭만 있는 후크 같았습니다.
전개도 무난히 좋아보였고요.
할머니와의 추억으로 시작해서, [그때 이랬다, 이런 느낌이었다, 그후로 저랬다, 저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결론.]
좋죠. 기승전결도 잡혀있고.
감각 자첸 익으신 거 같으니 아래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던 팁.
경수필은 '소파에 앉아서, 과자 한 봉지 뜯고 배 긁고 있는 독자를 피식피식 웃으며 페이지 넘기게 하면' 성공입니다.
뭐 굳이 유머가 아니더라도 페이지만 넘기면 되긴 하는데 그건 보통 힘들죠.
가볍고 쉽고 재밌게.
그래서 경수필이 가볍다라고 하는 거겠고요.
경박하다곤 욕하지는 맙시다.
체 게바라도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보면 이런 식으로 쓰던 걸요.

<별2>

이게 시더군요.
당시의 추억에 대한 회상으로 보입니다.
라임 조금씩 들어가있고 서정성 위주의 함축성, 모호성, 이미지 얼추 다 있고.
시 자첸 좋았습니다.
상기한 대로 시 요소 잘 들어갔더라고요.
이 정도만 말하고, 오늘의 주인공은 시가 아니라 수필들이니 넘어가겠습니다.

*

<허연 김>

그렇습니다. 주제는 백반증에 걸린 김이었던 거죠....
창문을 열었다, 허연김이 어떻게 지나갔다.
이번에도 이 둘 뿐입니다.
감상은 없음.
김이 지나가는 방식에 대한 소개글이 아니었으니까 좀 더 구질구질하게 쓴 편이 나았을 거 같습니다.

시 쓰는 감각으로 쓰신 모양입니다.

시랑 수필은 다릅니다.
누차 위에서 바가지를 긁었으니 반복은 하지 않겠습니다.


*


맺음말 및 총평은 모음집에 써놓겠습니다.
더불어 위에서 한우가 어쩌고 입이 길었는데,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난하게 쓸 수 있는 모 편의점 기프티콘입니다.
예? 그런 걸 왜 말하냐고요.
후후... 그냥 그렇단 거죠.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