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남들이 하늘을 꿈꿀 때

나는 바다를 떠안을래.

드넓은 파란 하늘보단

깊은 밤 같은 바다가 좋아.


있지.

바람 같은 삶도 멋져.

쌩쌩 초원을 내달리는

하얀 바람도 멋져.

근데 나는, 바람보단

스스로 물살이 될래.


야금야금 모래를 먹고

푸른 마음을 돌려주고

밤이 되어 달이 드리우면

돌에 희게 부서지는 파도.


있지, 나는

모든 길 잃고 아픈 사람들을

스러지는 별빛조차 사랑하는 이들을

아기 새의 날갯짓에 상처받는 자들을

모든 여리고, 연약하고, 섬세한 몽상가를

그들 모두를 받아줄 수 있는


잔잔하게 물살 이는

검고 푸른 바다가 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