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드럼학원에 영우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던 날이였다.

 영우는 게임 좋아하고 기타를 좋아하며, 기타리스트를 꿈꾸는 순진한 친구였다. 그러다 영우가 문뜩 버스에서 나에게 질문을 했다.

 "야 진영아,"

 "응? 갑자기 왜?"

 "너 혹시 좋아하는 애 있냐?"

 "갑자기 왜? 아니... 딱히 없는데? 너는?"

 ".....있어."

 "누군데?"

 "아영이. 천아영."

 그 순간 나는 소름이 쫙 돋았다. 영우는 순진해서 여자같은거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짜식 너도 남자였구나.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였다.

 천아영은 내가 태어날 때 부터 친했던 친구이자, 내게 3일 전 고백을 해서 사귄지 3일 된 내 여자친구이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사귀자고 한 바람에, 영우는 그 사실도 모르고 바로 옆에 앉은 내 여자친구를 좋아하는 것이였다.

 "아.... 천아영 나쁘지는... 음 않지.! 음 맞아. 괜찮아 괜찮아."

 "근데 인기 많더라. 내가 이 얘기 하니까 단톡방 13명 중에 12명이 좋아하던데. 너만 빼고."

 13명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남자 아이들 13명이였고, 그렇게 13명은 부랄친구정도로 항상 어울리고 친하게 지냈다. 근데 내 여자친구인 아영이를 내 친구들이 전부 좋아한다니 꽤나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아무튼... 곧 크리스마스 아니야? 첫 눈도 올 거고. 첫 눈이 오는 날에 고백을 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데."

 "그.. 그래? 너도 잘 해봐! 걔도 착한 사람 좋아하잖아. 어떻게 내가 잘 말해봐?"

 "좋지. 언제 한번 우리 멤버 모여야지. 이제 아영이 얘기 하면서 놀아야지."

 그러고선 영우는 곧잘 버스에서 내렸다.

 








며칠 뒤, 카뻬베이

 "야, 너네도 다 천아영 좋아한다며?"

 "근데 ㄹㅇ 이쁘지 않아? 나 진짜 처음 보고 바로 반했는데."

 "난 그냥 고백 하려고."

 "지랄 마 내 꺼야 아영이는"

 "야 그럼 너네 크리스마스나 이런 날 동시에 한 번에 고백해봐! 나 빼고 한 번."

 "그거 좋네. 야 진영아 너 천재니?"

 사실 내 계획은 이러하다. 고백을 하면 남자친구가 있다면서 거절할 것이 뻔하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인스타에 커플 사진을 올리는 것이다. 그 성취감. 놀랍구나! 븅신들ㅋㅋ

 








 드디어 크리스마스가 왔다.

(이제부터는 카톡 화면처럼)


윤서 : 야....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단다.

현우 : 아 또 여자친구 생기겠네..

영우 : ㅈㄹㄴㄴ

준형 : 저건 뭐 븅신이냐

태윤 : 뭐 저런 새끼가 다 있냐

승수 : 븅딱

석한 : 나 먼저 보내야지ㅋㅋㅋ

태윤 : ㄴㄴ 내가 먼저 보내야지

                                           힘내라 섀끼들아! : 나

그 후, 약 5분 간의 정적.


태윤 : 내가 이겼다 이 개쌔끼들아!!!

나 고백받았다!!!

 ?

 나는 몹시 당황스러웠다. 근데 나만 당황스러운 건 아니였다.

영우 : ? 나 받아줬는데?

준형 : ???

승수 : 어 나돈데?

석한 : 이씨발련이 양다리네

현우 : 시벌 조진다

 미친...... 내가 제일 당황했다.








 "야, 천아영. 나와봐 잠깐."

 같은 반인 윤서가 아영이를 부르기로 했다.

 "야 천아영 여기로 와봐."

 그곳에는 우리 13명이 있었다. 아영이는 그런데도 하나도 당황하지 않았다.


 "어 내 남친둘!! 뭐하고 있어? 자기들앙♡"

 "저 씨발련이 야 석한아 나 말리지 말어라"

 "안말려 븅신아 글고 흥분 ㄴㄴ 승수야"

 "야, 너 왜 바람 펴? 왜 우리 고백 다 받아줘?"

 영우는 몹시 화난 듯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윤서가 싸대기를 개씹후려치더니 순서대로 한 대 씩 때리기 시작했다.

 이제 내 차례였다.

 "ㅇ... 으응... 진영아... 너는 내가 밉겠지만.... 쟤네 필요없고 난 너만 있으면 돼..."

 볼이 빨개져서 눈물을 머금고 있는 아영이의 모습을 보니 조금 측은해지기도 했다. 그 순간 내 머리는 빠르게 회전했다. 그리고 나는 굉장히 오랫동안 생각한 끝내 나는 말했다.











 








"씨발련아"

 촤악


"야 씨발 가자"


13명의 븅신들이 떠나간 곳에서는 13대 개후려쳐맞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영이의 모습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