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mRgslQ5Z-kU?si=b_8UaS5NOD4JR06y






하루 또, 하얀 해가 흘러가고

환한 하늘이 황혼으로 물들면

울려퍼져라 황동의 음률


브라스(brass)가 저녁 공연을 개막하니

황금 기둥이 받히는 다홍 커텐이 흩날리며

희퍼렇던 석영 숲을 덮어 가려주면

할로겐 빛 연등이 고색창연해라



삐빅이던 비프음은 잠시 꺼두고

기계톱니의 찰칵임에 빠져보자



만세동안 끊임없을 퍼페추얼 캘린더와

망양항해도 변치않을 크로노그래프

치렁이는 동기운동에 모빌들이 흔들리고

어느덧 하늘이 완전히 넘어가고

등갓까지 덮어 어둠을 내리면

마침내 쏟아져내리는



청보라빛 천구가 하염없이 움직이고

행성들이 가르는 궤적을 혼천의로 쫓아

우리들의 밤하늘을 행진하는 오늘을 위해

관현악에 가슴을 울리며 어두운 길을 드러내라



천체의 성좌는 망망대해의 이정표요

보이지 않다면 반향정위로 더듬으니



잡동사니로 가득한 보물선을 띄우며

영원을 꿈꾸는 위대한 여행자는

누구도 가지 못한 그 끝으로 끝으로

매일같이 하루를 마무리짓는 연주를 퍼뜨리며

그 누구보다 먼저

누구도 모르는 미지를 맞이한다




음악 챌린지 전작
d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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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멀어도, 놓을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