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2시에 먹는 라면

  저녁은 생각도 못하고 미중무역분쟁 뉴스와 미국증시 차트만 보다가 시세가 오름세로 바뀌자 
  갑자기 배고픔이 느껴진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새벽2시였다

  태블릿으로 실시간 차트를 켜놓고 컵라면은 보지도 않고 익숙한 손길로 물을 붇고 젖가락을 입에 물고 씹기시작한다.

 "5천만원" 
 주식투자 3개월이 채 못 되어 2억으로 시작한 자본금이 반의반 토막이 나고 이제 겨우 5천여만원이 남았을 뿐이다
 저번달부터 시작된 불면증은 새벽이 되어 유럽, 미국 시세와 분석까지 끝나고서야 겨우 잠을 이룰수 있게 습관이 되버렸다.
 
 라면을 한입 넣고 빨간불이 지속되는걸 보자 안도감과 함께 다시 후회감이 머리속에 가득차기 시작한다
 "다시 3개월전으로 돌아갈수 있다면... 아니 일주일전으로라도..." 

 일주일전에 전량매도를 쳤던 중국 소비재 관련 종목이 이틑날 상한가를 치고 목요일까지 이어져 3연상을 친것이다
 3연상 후 금요일부터 약세로 돌아선 것을 보고있다가 월요일인 오늘 전량 매수한 날이었다.

흐릿한 화면속에 빨강 파랑 그래프가 춤을 추기시작한다
조바심에 두어 젖가락 먹던 라면을 다시 내려놓고 차트를 보기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부정적이라는 소식과 함께 빠르게 그래프가 파랑으로 내려치기 시작한다.

"손해를 덜 보려면 내일 아침 시초가에 전량 매도해야되나,  아냐 일부 매도 후 기다려볼까"

  이런저런 생각에 입맛이 싹달아나버려 라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역시 반만 샀어야하는데 왜 전량 매수를 했을까하는  후회가 가슴깊이 밀려온다
L 자를 만드는 차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태블릿을 덮어버린다.
침대에 누웠지만 눈을 감아도 파도처럼 고민이 하나 둘씩 밀려든다.

"하한가, 하한가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불러보자~"

 누군가의 목소리에 눈을 떳다. 비몽사몽간에 차트를 보니 미중무역을 파기하겠다는 트럼프대통령의 특별 발표 뉴스 특보가
 보인다

  설마 , 내 주식은... 로그인을 할 시간도 없이 주식 시세로 들어가 보았다
"일, 십, 백, 천...... 천오백만주!" 하한가에 물려있는 주식이 자그만치 천오백만주가 넘었다.
 지금이라도 매도에 걸어놔야돼, 매도주문을 넣으려고 하는데 숫자키가 모두 영문자로 바껴있었다.

"안돼, 숫자키가 어디로 갔지?"
  숫자키도 전량 매도 버튼도 보이지가 않았다. 버튼이 없으니 6천4백6십6주를 팔려면 6500여번을 클릭해야 한다.

"에잇 XX"
마우스를 힘껏 던져버리고 소리를 질럿다

"매도 매도!" 혼잣말을 하며 마우스를 찾아보지만
던지고 나서 보니 분명에 문 옆 벽에 던졌으니 문 근처에 있어야 되는데 아무대도 없다

" XX X같네"
다시 이곳저곳을 찾아보지만 찾아보고말고 할것도 없이 노트북과 책상만 있는 이 작은방에 마우스같은것이 
없어질만한 공간같은게 있을리가 당최 있을리가 없었다

 "이 마우스가 내것이냐?"
 
현관 입구에 머리가 매우 길고 윤기나는 흑발의 여자가 눈부신 황금색 마우스를 들고 나를 보고 있었다

 "모야? 우리집에 언제 들어왔지 문이 안 잠겨있었나?"

유심히 옷 차림세를 보고있는데 여자가 재차 느리고 낮은 목소리로 물어본다

"이 마우스가 내것이냐?"

"무슨 금도끼 은도끼도 아니고 지금 나에게 왜 이러한 말도 안되는 일이 있을수 있지?" 이거 꿈이 아닌가? 하지만 여자가 오른손에 들고 있는 황금색 마우스는 정면으로 바라보기가 힘들정도의 말도안되는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는데, 왼손에는 은색으로 빛나는 마우스가 하나 더 있었고 매우 선명하게 보이는것이 아무래도 꿈은 아닌것 같았다

 "누구세요?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얼른 나가세요" 

황금색 마우스가 탐나긴 했지만 마음한켠에서는 왠지모르게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 있을리는 없을텐데 내가 지금 헛것을 보고있나?"

 손을 뻦쳐 어제 아침에 달걀후라이를 한뒤 설겆이 통에 넣어놨던 후라이펜을 치켜들고 다시 말을 했다
 "빨리 나가세요 빨리"

 여자가 미소를 띠우며 손을 뒤로 한채 앞으로 한걸음 앞으로 온다
 "이 주식이 네 주식이냐"

매수는 없이 매도만 표시된 주식은 어느새 2천5백만주가 넘게 하한가에 몰려있었다

 "XX XX됐네 XX아"
고개를 떨구자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마구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느샌가 바로 앞에 도착한 여자가 노트북을 밑으로 내려 내 앞에 놓고 말을 한다
"매도해라"

"매도"라 말하자마자, 갑자기 매도에 쌓여있던 수많은 매물이 모두 사라지고 매도 체결 문자가 주식 프로그램 전광판에 반짝거린다.
 
 "아 X발 모지? 매수 타이밍이 온건데 매도 친건가?
순간적으로 무언가 잘못된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에 호가창을 보고 있는데,
여자는 알듯모를듯한 미소를 지으며 잠시 나를 내려다보더니 조그만한 입술을 움직여 말을 했다

 "고르고 매수해라 내가 너를 도와주마"

어느샌가 노트북 화면에는 매우 많은 숫자와 문자가 띄어져 있었는데 마치 바람이 부는 것처럼 숫자들이 여기저기 움직이고 있었다

 정면에 보이는 여러 숫자중 유독 빨간색이 짖어 보이는 숫자를 선택하자 어느새 매수창으로 바뀌며 전량 매수가 되어있었다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체결창에 "로보티즈, 3312주 체결완료"가 표시되었다.

"아니 잠깐, 미중협상 폐기라고!!! 대세 하락장에 풀 매수라니 "
대세 하락장에 들어본적도 없는 주식이 전량 매수 체결되자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분노가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2가지 매매 스킬을 알려주겠다"

-다음회에 계속- 돼지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