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 지박령이 된다.


나는 천사의 환생이라고 어릴 적부터 생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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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으면 죽은 그 자리에 지박령이 된다.

지박령들은 한 자리에 고정되어, 더 이상 거기에서 움직이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웃 지박령들과 함께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계속. 평생.



현재까지 이 지구를 거쳐간 인간은 아무리 적어도 400억.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이 지구는 지박령으로 바글바글하다.

당상 1cm 옆에 지박령들이 수십명씩 있는 경우도 있을 지경.



그리고, 그들이 부대끼고,

아우성치고,

싸우고,

화해하고,

잡담하고,

으르렁대는 것은,


매우 시끄럽다.



나는 천사의 환생, 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지박령을 볼 수 있고,

지박령을 들을 수 있고,


지박령들을 완전히 이 세계에서 '성불'시킬 수 있는.





이것은 반쯤 자폐증의 아이가, 유령들에게 부대끼고 싶지 않아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