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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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는 경악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몸이 주방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어…!’

“이… 이 갈증! 이 허기! 젠장! 배가 고프다고!”


시즈카는 걸신이라도 들린 듯 집에 있는 먹을 것들을 탐했다. 냉동 식품, 도시락, 컵라면, 심지어 스팸까지 먹어 치운 시즈카는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주저 앉았다.


“Ha~ 배부르다~”


그리고, 그제서야 시즈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 정신 좀 봐! 나 뭘 이렇게 많이 먹은 거야?! 무슨 식신이라도 들린 것처럼…”


그 순간, 시즈카의 머리 속에 지난 일이 번뜩였다.


‘설마… ‘그 일’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던 건가?’

“하지만… 또 배가 고파! 이래선 아무런 생각도 안 든다고!!”


시즈카는 곧장 지갑을 들고 집 밖으로 나섰다. 곧바로 들어간 곳은 다름 아닌 시내의 라멘가게였다.


“여기 쇼유라멘요!”


시즈카는 쇼유 라멘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버렸다.


‘뭐, 뭐지…? 분명 한 그릇이면 배가 불러야 하는데?!’

“여기 돈코츠 차슈 라멘!”


시즈카는 그것도 순식간에 비웠다.


‘뭔가 이상해?! 하, 하지만…’

“배고파! 먹지 않고선 배길 수가 없어! 여기 시오 라멘!”


시즈카는 진짜 걸신이라도 들린 듯 또 먹어치웠다. 슬슬 주방장과 주변 손님들까지 당혹스러울 지경이었다.


“벌써 세 그릇째야…”


“저 가는 몸 어디에 다 들어가는 거지?”


결국, 시즈카는 최후의 선택지를 골랐다.


“여기, 도전 라멘!!”


식당 전체가 술렁였다. 주방장이 직접 나와서 당혹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저… 손님, 괜찮으시겠습니까? 이미 라면을 5그릇이나 드셨는데… 저희 도전 라멘은 돈도 돈이지만 일반 라멘 6그릇 분량입니다요?”


“상관없으니까, 도전 라멘 주세요!”


“그, 그럼 20분만 기다리시면…”


“그럼 그동안 먹을 부식도!”


“네?! 자, 잘 못들었습니다?”


“잘 들었으니까 빨리요!”


“네, 네!”


종업원들도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진짜 뭐 하는 사람일까?”


“말이 안 될 정도로 돈이 많거나, 말이 안 될 정도로 속이 크거나, 아님 둘 다겠지.”


“자… 제한 시간은 45분 입니다.”


하지만, 시즈카가 빠르게 면과 건더기를 해치우고, 이내 국물까지 훌훌 마시자 걱정 반 비웃음 반이던 식당의 모든 이들이 경악의 도가니가 되었다. 이내 시즈카는 텅 빈 그릇을 탁자에 올려놓았고, 자켜보던 주방장은 얼이 빠진 듯한 얼굴로 스톱 워치를 눌렀다.


“2… 20분 15초… 통과입니다.”


시즈카는 만족스러운 듯 숨을 내쉬었다.


“AH~ 배부르다. 공짜 맞죠?”


“네?! 아… 네. 도전 라멘 완식… 오늘 먹은 라멘 무료 및 향후 1년 간 무료…”


시즈카는 터덜터덜 라멘집 밖으로 나왔고, 또 경악했다.


“Oh my God!! 나 무슨 짓을 한 거야?!”

‘나… 나 도대체 얼마나 먹은 거야?! 하지만… 먹는 동안에는 눈치 채지 못했어! 죠스케 오빠한테 연락해야 해!’


시즈카는 죠스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죠스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죠스케 오빠… 바쁜건가? 전화도 안 받고.”


시즈카는 또 다시 허기를 느꼈다.


“그나저나 배는 왜 또 고픈 거야?! 뭐라도 먹어야 해!”


시즈카는 이번엔 햄버거집에 들어가 마구 햄버거를 씹어 먹었다. 며칠이나 지났을 까, 죠스케는 매우 지친 얼굴로 온 힘을 다해 휴대전화에 손을 뻗었다. 그의 자부심이나 마찬가지인 리젠트 머리는 망가진지 오래였고, 얼굴은 푸석푸석했다.


“알려야…해…! ‘재단’에…! 이, 이런… 말도 안 돼는 ‘스탠드’… ‘스탠드 공격’이라니…! 빨리… 알려야…”


죠스케는 간신히 휴대전화를 붙잡았고, 몇번 누르지도 못한 채 그대로 쓰러져 깊은 잠에 빠졌다. 휴대전화에는 긴급 신호가 가 있었고, 오래지 않아 연락이 왔다.


“히가시카타 죠스케, 네가 이 ‘긴급 신호’를 했다는 건 보통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겠지. 좋아, 곧 갈 게. 며칠만 기다려. – E.”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이 더 지나 마셜 매더의 공격으로부터 꼭 2주가 지났을 때, 시즈카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고 경악했다.


“뭐… 뭐야 이게에에!!”


시즈카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른 자신의 얼굴을 만지더니 곧바로 배를 만졌다. 말랑말랑한 살집이 손에 한가득 잡혔다.


“이게… 이게 나라고?! 이 ‘돼지’가… 나?”


시즈카는 집에 체중계를 두진 않았지만, 이건 누가 봐도 결과를 알 수 있었다.


“이건 말도 안 돼… 이게 나라고?! 이건 ‘Pretty Girl’ 시즈카 죠스타가 아니야!! 몸매도…! 도대체 난 지난 2주 동안 무슨 짓을 한 거냐고!!”


시즈카는 그대로 엎어져서 절망했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잠시만… 내가 그렇게 먹었다면… 내 ‘계좌’는?!”


시즈카는 황급히 휴대전화를 들었다. 어찌나 손을 벌벌 떨었는지 오타를 내길 수 차례, 시즈카는 마침내 계좌를 확인하곤 전율했다.


“이런… 이런 건… 더 안 좋아! 살이 최소 22파운드는 찐 것보다 더 안 좋아!!”


시즈카의 계좌에는 당당하게 100이 찍혀 있었다. 단위는 엔으로. 계좌에서 생전 처음 보는 단위에 절망하던 시즈카에게 또 한 가지 걱정이 몰아 닥쳤다.


“자, 잠깐… 그럼… 그럼 ‘식비’는?!”


시즈카는 또 그 자리에 쓰러져 절망했다.


“돈… 받으려면 2주는 더 있어야 하는데!! 그냥 굶어야 하는 거야?! 아, 아니…! 굶다가 죠린 언니한테 들키면…! 들키면!”


시즈카는 절망하던 것도 잊고 공포에 오들오들 떨었다.


“싫어! 죠린 언니한테 혼날 거야! ‘오라오라’는 아프다고!”


그렇게 떨던 시즈카에게 한 가지 방도가 떠올랐다.


‘역시 방법은… 하나뿐인건가?’


시즈카는 그 길로 짐을 챙겨 집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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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