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살 난 전장의 도심 위.

부패한 화염의 

역겹고도 따스한

향취가 몰려온다.

젊음은 불타듯 뜨거운 것.


우리의 삶은 전쟁 속에 

치열하게 타오른다.

슬픔도 증오도 언젠가는

물 고인 진흙탕 위에 

무기력하게 삭아 버릴 터.


포화의 연기속,

사지가 찢겨지거든

고대의 야만 문명 마냥

난 그저 한 그루 나무의

뼈 장식이 되고 싶을 뿐.


네이팜도, 화염방사기도

백린의 창백한 백광처럼

공허한 전쟁터의 어둠 위에

비참하리라 할만치

화려한 별빛으로 내리 쬐어다오.


업화의 불꽃이 우릴 향해

따스하게 비추거든,

우리는 발광하듯 춤추면서

잿더미로 돌아가

흑토 속으로 기어 돌아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