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세상을 뒤덮은 풀 위로

세찬 물방울이 풀을 적신다

이슬이 맺히고 풀이 기운다

꺾어지도록 자신을 때리는 빗방울을

풀은 미워하지 않는다

풀은 물을 먹는다

고난과 역경을 먹는다

자신의 근본을 더럽히는 시련을 먹는다

그렇게 단단해진 풀은

고통을 몸에 얹고 더욱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