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신

메마른 언덕 위에서
작은 그대들은
작은 신의 기도를 듣는다

작고 나지막한 기도에
따라 우는 그대들의 눈물
기아에 허덕이며
죽은 이를 끌어안으며
살아있음에 개탄하며
흐르는 눈물은 무엇을 바라는가?
그대들은 알지 못하지만
신은 알고 있다

신이시여, 자비를
신이시여, 기적을
신이시여, 구원을
간절하고 어엿븐 마음

신은 그대들의 바램을 듣고는 말하길,

그대들은 신을 버렸으니
그대들은 들으라
흐르는 눈물을 거두고
칼을 치켜세우라
나를 찢어발겨
그 살덩이로 배불리라
핏덩이로 목을 축이고
뼈를 부수어 언덕 아래에 뿌리라
나는 그대들을 위하거니
나를 버린 그대들은 나를 잊으라

막 비워진 따스한 그릇과
짧은 웃음과 긴 울음 사이로
절구를 빻는 소리가,
언덕 위로 작은 비를 세우곤
신은 그렇게 떠나갔다

많은 시간이 지나
언덕 아래로 곡식이 자라나,
풍족하지만 작은 마을이 생겼다
마을의 사람들은 말한다
기억되리라,
작은 신의 큰 기적이 그리고
작은 그대들의 큰 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