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오른손에는 핸드폰이
왼손에는 아직 차가운 아이스커피가 있어
옷의 두께를 고민하게 하는 여름의 끝자락에
비슷한 곳을 스쳐가는
지금에도 넌 그때처럼 있는지
같이 손을 잡으며 걸었던 그 거리를
어째서 인지 공허한 지금은
얼마만큼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
그리웠던 그 때를
떠올리는 추억에 위로 받고
지금도 생각해
바쁘게 달리는 버스에 올라타 창문을 바라보며
엄청나게 떨리는 그 순간을 기억하고
한번만 더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간절히 생각할 때
지금에도 넌 그때처럼 있는지
어디인가 떨어진 신발 한 짝을 찾아 헤매며
어떤 일이 있어도 분명 괜찮을 거라고
행복하게 웃던
그 얼굴이 생각나
얼마만큼
마음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에 늘 애도를
행복해 보였던
추억 속 장면에 위로를 받고
지금도 생각해
밤이 오기 전
분주하게 자리를 잡는 별들을
어디선가 보고 있을 너도 보고 있을까
이유도 없이 아파오는 마음에
점점 흐려오는 나에 일기장이
이제야 아프다 소리치기에
너무나
모든 게
늦은 걸까
다시 한번
처음부터 비슷한 그 거리를 걸을 수 있다면
아무것도 몰랐던 것처럼 너를 만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