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은 볼품없었다

반달은 성에 차지 않았다

보름달이 되어서 그제야 다시 보자 


이윽고 보름달을 봤을 때

난 그때 알았던 것 같다.


달은 달 그대로 있을 뿐인데

왜 초승으로, 반으로, 보름으로 

항상 꾸며서 불렀을까

  

어려서, 가난해서 

부자여서, 늙어서

뭐가 어떻든 뭐가 중요할까


그 자리에 항상 있는 것은 달인데

항상  그대로 있을 달인데


오늘 밤에도 달이 떴다

내일은 구름에 달이 가려질까

그래도 그 자리에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