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뇨, 세뇨르

붉은 럼을 흐르게 하오

헛돌고 있는 전축의

가난한 진동 목탁자 위로


이들 빠진 놋그릇의 첨단 위로

색칠도 어렴풋한

핏빛 꽃이 붉도록—피네


오늘 주홍, 밤이 깊으오

매양 밤이면

무책임한 남들의 촉탁 사이로

작은 나는 떠돌고 있지만

재즈 바는 이미, 닫을 시간


취한 밤거리로 나뒹구는

어린 시 한 구절에게

파리한 자그만 나에게

그대는 달, 길을 일러주오

그대 달. 세뇨—


—세뇨르,

막막한 이 밤

내게 길을 일러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