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writingnovel/76951828

제목 인용




늙은 앞 철도역은

도무지 못 밝는 해


계절풍에 묻혀 오는

늘그막 매캐한 기름을 맡으며

전철 속

정유의 길손들이

뚫어져라 밤을 보고 있다


바람 소리 찬 가을

성에 낀 역장의 광대뼈를

잉크 빛 흐려진 종착역을

헛손질로 어루는 밤


역사 군데 쓰레기통, 속에 멈춘

쓰레기같이 밤을 새우며

일어설 맘도 없이

노선도 끝만—보는 시간


동풍이 불어올 것인가

소슬바람 맺는 율목을 지나

긴 밤이 언제는

끝맺혀 올 것인가


쓰레기같은 밤을 새우며

마냥 읊조려 외었다



공백 동안 몇 못 썼지만, 자숙 이후 이걸 첫 작품으로 올리고 싶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