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짙다

로타리를 지나는 이름 모를 저 부부에게
우리는 관심조차 없다
싱 부부일지
시타릇타 부부일지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 이들에게 다가가 험한 말을 내뱉지도 않고
우리는 그 이들에게 다가가 눈초리를 삐쭉거리지도 않는다

그 부부는 그렇게 안개 속으로 걸어갔다

횡단보도 앞 자라있는 저 풀잎꽃에게
우리는 관심조차 없다
무슨 꽃일까 궁금하지도 않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러나 조그만한 이들은
자그마하게 피어난 것들에게
낮아진 하늘을 보여준다
그림자가 잔뜩 낀 검은 하늘을

그 풀잎꽃은 그렇게 안개 속에서 움츠렸다

안개가 짙다

-

이름 없는 비추쟁이에게 이 시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