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광대로 가득하고

 바보는 명성을 잃었다네

 오로지 익명성을 찾으니

 익명성이 악명만을 쌓아


 유명인은 익명성의 비난을 마주하고

 익명성은 경쟁하듯 악명을 쌓아올려


 바보는 자신의 익명성을 명성으로 착각하고

 사람들의 눈은 익명성의 악명에 현혹당하니


 날 선 가위는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고

 나무의 속은 까맣게 까맣게 썩어가고

 뿌리를 뻗고 꽃을 피우고 씨를 뿌리고


 어째선지 씨앗에선 잡초들이 피어나고

 어째선지 잡초들은 뿌리를 위로 뻗어내


 잡초들은 땅을 죽이고

 바보들은 흙을 퍼먹고

 세상은 광대로 가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