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원수가 말하기를

1분에 전투의 결과를

하루에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의 중대한 전쟁이 열다섯 날과 

소멸 직전의 하루를 남겨둔 채

시간의 파도를 타고 다가오고 있다


몇몇은 자신의 무기를 갈고 닦으며

너덜너덜해진 병법을 다시 펼치지만 

전쟁을 준비하지만

전쟁을 치뤄야 하는 나는 

무기를 갈고 닦기 싫고

너덜너덜해진 병법을 펼치기 싫다


아무리 병법을 펼치고

무기를 갈고 닦아도

나한테 오는 전리품이 없고

계획을 세워도

총성이 울려퍼지고 나서 

모든 게 백지가 되는 나의 머리가 

혐오스러울 정도로 멍청한데

어떻게 극복을 하겠는가


차라리 검은 창으로 

스스로 내 손을 찔러

백지의 명령을 거부할까 생각해보지만

나한테 의무같은 이 전쟁은

어쩔 수 없이 다가오기 때문에

이런 쓸모없는 생각을 잠시 집어치운다


그러나 내가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으니

다만 전쟁의 폭풍이 지나가도 살아남아 있기를

볼품없는 한 놈이 비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