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기울어 오후가 될수록

햇살은 짙게 늘어져 닿아온다


높이 떠 모두를 바라보겠다던

그 어리고 젊은 태양의 꿈은

기울어 고개를 숙이고 난 뒤에

처음으로 이루어졌는가보다


낮의 따사로워 눈부신 태양

창가에 다가가서야 닿는다만


그 뜨거운 열기에 사람들은

문득 피해 실내로 들어가고서

눈을 찔러오는 빛이 싫다고

커튼을 쳐 가로막기도 한다


저녁에 지는 해는 어둡다

그것은 부드럽게 모두를 밝힌다


청년이 요령없이 힘을 뻗어

겨우 온 세상을 밝힐 제

나이 든 노인은 그 지혜를 꺼내어

모두와 다가가는 애정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