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비어있는 것이 아닌,
곧 채워질 것이다.
나는 예술가라 불리울 그대를 마주잡고
흰자위에 담길 선율 모조리 받아내기 위해
당신의 옆에 서겠다.
굴절될 값비싼 것 치우고 나서야
아리아인 듯이 밝게 빛나는 뒤로
짙게 드리운 그늘막에 놓인
얼굴을 감싸안으리라.
묵화 안에 농담이라고는 잘막한 조각만치도 없이
그리도 밝은 빛만을 담았구나,
금 테두리에 걸리어 삿대질받을 그림은 곧이어
수천의 갈채로 뒤바뀔 경험이 기다릴지니
손을 잡아주게, 그리고 같이 춤을 춰주게.
눈이 내려서 궂게도 씻긴 맹화가 남았어도
자네에게 처음으로 번호가 매겨진 그림은
누군가의 처녀작이 아니라 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