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D91l3EWsHy8
제시어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오리너구리, 김장훈
시간이 흐르고 멀어진 후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너는 참으로 유별난 사람이었다.
소속되고 분류되길 거부하는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나이에 맞지 않게 오래된 가수의 오랜 노래를 즐겨듣는
네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내겐 모두 신선한 엉뚱함이었다.
앳된 얼굴로 자아내는 미소가 너무도 찬란해서
부신 눈으로는 네 전부를 온전히 볼 수 없음을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너무 가까웠기에 네 미소만이 눈에 들어오는 전부였고
발톱 아래에 감춰둔 독기 어린 슬픔과
네가 걸어온 역사는 미소에 흐트러져 눈에 담지 못했다.
끝내 널 떠나오게 되었을 때
네 삶의 궤도 밖을 맴돌며 네가 그리는 궤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제야 나는 알게 되었다. 사랑했노라고.
바람아 불어라 못다 한 얘기들
그녈 만난다면 대신 전해주겠니
이 세상 누구보다 잘 살아달라고
나의 사랑 이젠 Good bye
이제는 조금 촌스럽게도 느껴지는 가사를
때때로 어긋난 음정으로 절절하게 내뱉는
네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네 미소가 닿지 않는 먼발치에서 널 지켜보련다.
흐림없이 맑은 초점으로 네 슬픔과 역사 모두 두 눈에 담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