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날이 흐리고

—날씨였습니다

블루투스 스피커엔 라디오

외마디 소리


뉴스에선 하늘이 푸르다는데

암막 한 장 걷어도

창 밖은 온통 회색 뿐이다


저 바깥 먹구름 걷어도

그 뒤에 푸름이 있을까 싶어

침대 위로 올라 앉은

서늘한 새벽

창 밖은 온통 새벽 뿐이다


일기예보 소리 사이

움큼씩 돋아 나오는 회색 증후군

파란 하늘 못 미더운

블랙 청취자가 여기 있다


내일에야 갠 하늘 물씬 파래도

여전히 회빛이라 말할 것

우리에게 푸름은 오지 않는다

혼자 푸르른 저 라디오 그치기 전까지

저 잿빛 소리 멈추기 전까지

우리는 계속, 새벽


오늘도 날이 흐리고

—날씨였습니다

블루투스 스피커엔 라디오

외마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