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꾼은 아무개였던가,
무언가에 기대어야 나인가.
비틀려 난 길가에는
박힌 손마디가 빼곡하다.
쥐어들 것이라면 날 없는 칼자루요,
직심이 없는 구슬이겠다.
숱을 감춘다여 눌리쓰이인
삿갓에 돋은 짚가시가
바깥으로 다닥이 솟아 났다.
머리 매달인 데 어디도 자리 아니하고
짐꾼은 아무도 아니었으니
눈가에 대일 리가 없는 귀 한쪽이다.
칼자루의 반대편을 쥐어볼까
고민으로 채우고선 이윽고 도로 뱉어낸다.
웃을 힘이라기에는 무겁기에 부쳐
도착할 집으로 옮겨 두었다.
무언가에 기대야만 짐인가,
짐꾼은 그들이었던가.